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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ni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요섭
  • 방문대학 및 학과 Peking University Health Science Center
  • 방문기간 2019/02/18 ~ 2019/03/02
Campus Asia Program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드리는 말씀  ​

유럽연합은 일찍이 Erasmus Mundus 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양한 국가들간의 교류, 협력, 외교에 이바지할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아시아는 Erasmus Mundus 의 동북아시아 버전으로, 공동 학위과정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캠퍼스 아시아 과정은 한-중-일 3 개 국가의 참여 대학으로부터 동시에 인정받는 높은 위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무대를 넘어 아시아를 선도하는 보건의료계의 리더로 성장하고 싶다면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에 지원할 것을 적극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1. Campus Asia Program에 참여하기 전에 중국에 대해 가졌던 기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편입하기 전에 카이스트-칭화대-동경공대 Campus Asia Program에서 멘토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연세대학교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연대의대에 원서접수를 할 때부터 이미 캠퍼스아시아를 통해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파견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컸다. 예전부터 중국에 관심이 많아서 이미 수차례 단기연수와 여행으로 북경에 방문한 경험이 있었지만 3 주나 되는 기간동안 중국에서 살아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라탔다. 나는 중국에 대해서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에서의 삶을 직접 체험해보고,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1.1. 중국의 기술현황에 대한 기대치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보며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나의 경우에는 중국이 인공지능, 로봇, 드론, 로켓, 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 등 우리나라보다 발전된 최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중국은 빠르게 성장해 왔고 2012 년도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중국몽 (세계 중심의 역할을 했던 과거 중국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뜻)을 발표했으며 오늘날에는 백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이끌고 있을 만큼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고 있다. 카투사로 미군부대에서 복무하는 동안에는 국방비로 무려 천조나 쓴다는 미국조차 중국의 성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오래전부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중국의 파워에 대해 실감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동경하는 젊은 창업자들 (흙수저의 기적을 일으킨 알리바바의 마윈과 세계 드론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DJI 의 왕타오) 모두 중국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중국이 이미 강대국일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에서 직접 살아보니 아직 중국은 한국 수준의 삶의 질을 제공하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더 훌륭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들도 있고 우스개 소리로 중국에는 대한민국 인구 만큼이나 부자들이 많다고 할 정도로 비싼 집에 살고 비싼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인터넷 속도라든가 화장실 청결도와 같이 생활속에서 느껴지는 기술과 삶의 질 적인 측면을 보면 한국에 비해 한참 부족했다. 예를 들어 나는 칸막이가 없는 공중 화장실, 아니 변소에서 아저씨들과 나란히 앉아서…
 
1.2. 중국에서 경험한 모바일 혁명
중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공용으로 설치된 자전거였다. 우리나라에 있는 공용 자전거는 특정 장소에 가야지만 빌릴 수 있는데 여기는 자전거마다 GPS와 QR 코드가 달려있어서 어디서든지 대여할 수 있었고 사용이 끝나면 아무데나 주차해 놓으면 되었다. 나를 또 깜짝 놀라게 한 것은 무인 매장이었다. 아무도 없는 매장/편의점에 입장할 때에는 위챗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 물건을 집고 위챗 카메라로 스캔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되어 매장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중국의 모바일 혁명은 병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중국에서는 진료 예약, 진료실 체크인, X-ray/MRI 사진 다운, 휠체어 대여 등이 모두 모바일화 되어있었던 것이다. 특히 사후관리까지 모바일로 이루어져서 병원 방문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직 중국 현실은 환자들에게 그렇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진 못하겠지만 언젠가 모바일을 통한 만성질환 등의 사후관리가 쉽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발전한 부분들도 분명 있었다. 우리나라 병원들도 중국 병원앱 보다 훨씬 더 멋진 앱을 구축해서 가지고 있기는 한데 환자들이 병원 모바일앱을 사용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중국(북경)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위챗이 없으면 밥도 사먹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에 모바일혁명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 신문과 뉴스를 통해 접했던 중국의 의료기술 수준과 실제 중국 병원 현실 사이의 격차
“정부 지원으로 날개 단 중국 AI ...고령화 극복 위해 AI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일본”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최근 인공지능과 의료를 결합한 제품 '미잉(Miying)'을 공개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중국 인공지능 수준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빨리 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환자 질병을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이플라이테크와 중국칭화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AI 로봇 '샤오이'가 의사 자격시험을 봤고, 합격선인 360 점을 넘은 456 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이는 이후 수십 권의 의학서적과 200 만 건의 의료 기록, 40만 건의 기사 등을 통해 의료 지식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지원으로 날개 단 중국 AI ...고령화 극복 위해 AI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일본”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최근 인공지능과 의료를 결합한 제품 '미잉(Miying)'을 공개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중국 인공지능 수준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빨리 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환자 질병을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이플라이테크와 중국칭화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AI 로봇 '샤오이'가 의사 자격시험을 봤고, 합격선인 360 점을 넘은 456 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이는 이후 수십 권의 의학서적과 200 만 건의 의료 기록, 40만 건의 기사 등을 통해 의료 지식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과 중국 과학자 70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AI 의사’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환자들의 질병을 정확히 진단해냈다고 밝혔다. 이는 네이쳐에 실렸다” 
이러한 기사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의사들은 자기 뱃속만 채우려고 기술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중국이 선진 의료기술을 모두 선점해서 한국보다 훨씬 앞서 있겠구나!” 라는 막연한 생각 을 가지고 한국 의료진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봤고 중국의 인공지능 로봇 의사 ‘샤오이’를 찾아 뵙고자 하였다. 하지만 막상 중국 의대생들은 자국에 로봇의사가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리고 중국의 병원의 실제 모습은 첨단기술과는 사뭇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물론, 그 와중에도 스마트폰과 ATM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은 우리나라 병원보다 더 발전되어 있었다.

 

천진의대 부속병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겠다. 필자는 병원투어를 위해 엘리베이터 를 타고 고층에 있는 신경과 병동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올라갈 때부터 환자가 너무 많아서 꽉 끼어 타야 하는 것이 범상치 않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순간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침상수에 비해 환자가 너무 많아서 복도에서부터 돗자리와 이불을 깔고 있었고 심지어 빨래를 널 고 밥을 해먹기까지 하는게 아닌가. 엘리베이터 주변을 제외하고는 전시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는데 환자분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여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환자가 오죽 많았 으면 필자가 1층으로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20분이나 기다렸는데도 탈 수가 없어서 걸어 내려 가야 했으니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었다. 참고로 천진의대는 중국 내에서 TOP10 안에도 들지 못하는 곳이지만 무려 6천여명의 전문의와 5천개의 병상수를 보유하고 있었고 학생들에게는 옥스포드 의과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중국이었기에 가능한 스케일이 라고 생각했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병원들이 수천병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듀크, 존스홉킨스, 하버드 등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직접 중국에 병원을 설립하여 운영하려고 하거나 중국 대학과 협력관계를 맺고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중국의 병원들은 앞으로 국가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여 한국을 뛰어 넘을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2.1. 물론, 중국 최고의 병원들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 Xiehe hospital

Xiehe hospital은 1906년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병원으로 1917년 록펠러재단의 후원으로 존스홉킨스 의료진 (존스홉킨스 학장 및 미국식 현대의료 시스템의 창시자인 Flexner 등)이 직접 설립한 북경연합의학원(PUMC)로 계승하였고 2006년에 칭화대학과 합병하면서 명실공히 중국 최 고의 의과대학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비슷하게도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기관인 세브란스의 전신 광혜원/제중원은 1885년에 설립되었고 1904년에 석유왕 록펠러의 절친이자 공동창업자인 세브란 스의 후원을 바탕으로 세브란스연합의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미국식 의학교육을 시작했다). 이곳에 직접 가보니 옛날 건물을 개조해서 지금도 진료실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병원 전체에서 한약냄새 가 진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리고 늦은 밤에 갔는데도 응급실 외 다른 진 료실들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고 환자들로 붐볐다. 중국에서도 의사들은 밤낮으로 고생한다. 이 렇게 Xiehe hospital은 역사도 멋지고, 건물도 멋지고, 위상도 어마어마 했지만 사실 그 내부 시설 은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중국 최고의 상급종합병원이 우리나라 1차 의료기관인 “동네병원” 시설 보다도 후진 화장실과, 조명, 편의시설을 가지고 있었으니 중국이 대국 또는 강국 일지언정 아직 선진국은 아닌 듯하다.

 

 

2.2. Campus Asia를 통해 다녀왔던 북경대학교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2019. 02. 19. – 03. 02.)
 

북경대학교 의과대학은 1903년 청나라시절 정부에 의해 설립된 중국 최초의 유럽식(영국식) 병원 을 전신으로 삼고 있는 교육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최근에 새로 설립된 학생연구시설, 낡은 교실, 제1병원 (중국 공산당 지도부들이 거주하는 중난하이 옆에 위치한 중국 최초의 병원), 제3병원 (종합병원), 및 제6병원 (정신병원)을 돌아볼 수 있었다. 병원에서 보고 느낀바에 대해서는 아래에 따로 설명하려고 한다. 중국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볼 기회도 있었는데 이들에게 들은 바로는 북경의대는 월-화-수-목-금-토-일 주7일 수업을 하고 격주 주말에만 쉬는 끔찍한 학업로드를 따라가야 하며 빠른 템포로 주입식 교육을 하는 의대 특성상 매일 밤 늦게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북경대 기숙사 중에 유일하게 샤워 통금시간이 없다고 한다. (중국의 기숙사들은 대게 끔찍하게도 샤워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과대학과 크게 다른 점 중 하나는 의대내에도 여 러개의 학과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인데 중국수능을 보고 입학할 때부터 기초의학과, 예방의학과, 5년제 임상의/치의학과, 8년제 임상의/치의학과로 나뉜다. 기초의학과와 예방의학과는 다른 의대생 들과 똑같이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진료를 볼 수 있는 권한을 얻지 못하고 질병 관리본부에 들어가거나 대학병원에서 연구만 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부여되고 5년제 의학과 졸업 생은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나서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은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상급 종합병원에 남을 수 있고 성적 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은 대부분 북경에 오피스가 있는 제약회사 에 취업하고, 개원을 하거나 (굉장히 드문 케이스), 월급으로 약 200만원 정도 밖에 받지 못하는 보건소 (Community Healthcare Center)에 취업한다고 한다. 8년제 과정은 인턴/레지던트후 의학박 사 학술과정을 수료하여 논문을 쓰고 펠로우까지 마친 뒤 대학병원에 남는 과정인데 중국 수능 점수로 입결이 가장 높다. 하지만 8년제 과정으로 입학한 학생들도 성적경쟁에서 도태되면 대학 에 남지 못하여 다른 지역 (시골)의 대학병원 교수가 되거나 월급이 적더라도 북경에 남기위해 보 건소에 들어간다고 하니 중국 의대생들은 경쟁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치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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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Short case study on 북경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정신병원
하루 200명 규모로 설계한 정신병동 외래에 1200명씩 쏟아져 들어와서 병원이 항상 미어터진다. 정신병원이기에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보여줄 수는 없지만 병원이 마치 시장바닥 같았다. 정 신병원 외래 진료실은 총 4층 규모였는데 1층에서는 14명의 펠로우가 700명의 환자를 수용하고, 2/3층에서는 교수급 의사들이 오전에 12명 오후에 12명 이내로만 진료하도록 되어있었다, 그리고 4층은 오전에 VIP 환자 6명 이내로만 진료한다 (VIP환자라고 하면 정치인이나 부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냥 진료비가 비싸서 그렇게 부르는 것 뿐이며 일반 외래에 비해서는 40배 비싸다). 의료비는 일반 진료 (펠로우가 진료)는 10위안 (1,680원), 교수진료는 70위안 (11,800원), VIP진료 (주임교수 진료)는 400위안 (67,200원)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VIP 진료의 경우 보험적용이 안된다. 중국에서 건강보험은 거의 전국민이 다 가입되어 있고 약 80-90% 정도의 의료비를 커버한다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과 외래 진료시 의료수가가 2,770원이며 (과거 일당정액제의 경우에 한함) 환자 본인부담율은 중국보다 낮은 5-10% 수준이다 (출처: Medical Times 문성호기자) 한편, 정신과 입원 비용은 굉장히 비쌌다. 보험이 적용된 일반 병실 입원비용은 한달에 1-2만위안 (2-300만원) 수준이었고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VIP 1인실의 경우 한달에 몇 천만원에 달하는 병원 비를 감당해야 한다. 시설에 대해 말하자면… 어느정도 주관적인 평가지만 한국의 시설이 훨씬 더 세련되고 좋았다. 사실, 수천만원을 내고 중국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이 참 딱해보였다…

 

2.4. 북경대학교 부속병원 기준 중국의 의료 현황 (의료비, 의사연봉에 대한 고찰)
북경대학교 제3병원은 외래환자가 하루에 만명, 입원자수는 1년에 10만명 정도 되는 시설이다. 이는 우리나라 Big 4 병원 (세브란스, 아산, 삼성, 서울대병원)의 1일 외래환자수와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들로 붐빈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병원의 효율성이 더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해볼 뿐이다. 의사들의 수준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병원에 남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는 것도 상당히 많 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국제 학회지에 논문을 얼마나 많이 쓰는지 등 객관적인 자료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병원 의사들의 수준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생략하고 넘어가겠다. 의료비 는 매우 저렴했는데 펠로우에게 진료를 받으면 2천원 미만, 주임교수에게 진료를 받아도 2만원 미만이고 치료비도 수백 위안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아주 저렴했다 (중국돈으로 65위안이 만원).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 조차 이렇게 터무니없이 저렴한 의료수가는 부작용을 낳았으니 바로 재주는 의사가 부리고 돈은 브로커가 챙기는 창조경제 시스템이다. 단돈 100위안이면 대학병원 주임교수급 의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가난한 사람도 얼마든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으로 좋아 보이지만 끔찍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바로 그것은 브로커들이 불 법으로 병원 예약을 선점하고 이를 필요한 환자들에게 고가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매력이 높아진 중국인민들 사이에서 능력 있는 의사에 대한 수요는 높은데 공급은 적기 때문에 자연스레 2000-3000위안 (약 50만원) 이라는 market price가 형성되었고 이는 범죄자들로 하여금 거짓으로 병원예약을 잡고 도움이 절실한 사람에게 불법으로 판매하게끔 하여 의료행위에 대한 대가가 의 료진에게 돌아가지 않고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든 중국에서든 의사 들이 요구하는 적정 수준의 의료비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불법적인 금액이기 때문에 의료보험도 받을 수가 없으니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커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2.5. 한국의 병원과 의사들이 중국 의료시장으로 진출하면 어떨까?
 
 ​한국도 상급병원에서의 의료비가 너무 저렴하다. 그래서 상급종합병원에도 환자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실은 정말로 시급한 환자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심평원에서 지정한 의료수가도 너무 낮다. 한번 진료를 보는데 불과 몇 천원 밖에 안되는, OECD 국가중에서 도 가장 낮은 수준의 의료수가는 의사들로 하여금 더 짧은 진료시간과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부추 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민간병원이 국가에서 지정한 의료수가를 따르지 않고 의료비를 자율적으로 높일 수 있고 중국에는 높은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자도 충분히 많고 예약이 밀려 있지 않은 병원에서 빠르게 치료받기를 희망하는 환자들도 넘쳐나기에 꽤 매력적인 의료시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 미국(하버드 등)과 한국(세브란스) 등 의료 선 진국에서 중국에 private hospital을 설립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는 것이리라. 

 

3. 중의학에 대하여: 천진중의약대 天津中医药大学 (2019. 02. 14. – 02. 18.)
 
 ​천진중의약대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중의학 대학 중 하나로 1958년도에 설립되었고 외국인들 에게 중의학을 가르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침술로 유명하여 중국에서 가장 큰 침구과를 가지고 있으며 16개의 진료과목과 2천개 병상을 가지고 있다. 
 사실, 중의학(또는 한의학)은 적절한 근거가 없는 학문이다. 중의학적인 치료법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 교수님께 여쭤보았는데 아주 솔직하게 “임상적인 결과를 보았을 때 중의학의 효과는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하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더라도 실제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임상에서 사용하는 경우를 현대의학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며 한의학적인 치료의 결과도 분명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부분이 있기에 일부 의사들 이 한의사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특히, 필자는 학창시절 목 근육(Sternocleidomastoid muscle) 이 경직되어서 움직일 수 없었을 때 정형외과에서 며칠동안 물리치료를 받아도 전혀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한의사를 찾아가 침을 한번 맞자 그 즉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목을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침술의 효과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고 있고 현대의학과 접목하여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3.1. 중의학은 현대의학과 통합되어 함께 발전하고 있었다 
나는 한의사들이 뇌병증으로 구안와사 (Facial nerve palsy)가 생긴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허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진중의대에서 가장 유명한 진료과목이 뇌병 증(encephalopathy)에 대한 치료라니 정말 놀라웠다. 중국에서는 중의사도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 여 Brain MRI를 확인하고 이에 맞춰 양약을 처방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침, 뜸, 부황, 한약으로 뇌병증을 다스리고 있었다. 또 신기했던 점은 한약이 우리나라처럼 달여먹는 형태가 아니라 알약 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고 제약회사의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양약의 형태로 만들어져서 중의사로부터 처방전을 받아야 구입할 수 있는 형태라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5년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신 Tuyouyou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님께서 개발한 말 라리아 치료제 Artemisinin(青蒿素)였다. 반대로 일반병원에서도 한약제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3.2. 우리나라에서도 의학-한의학 일원화가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도 의대-한의대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 한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현대의학에 대해서 크게 다루고 있지 않으며 일원화 시스템이 과연 더 나은 방향 인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식 의료 시스템이 더 좋다고 볼 수는 없다. 필자가 경험한 바 로도 한국의 의료환경이 중국보다 훨씬 더 나았다. 하지만 중국은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을 통합함 으로 미국식 의료시스템에서 탈피하여 독립적인 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고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는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를 통해 미국 제약 회사에서 개발한 약을 최대한 적게 수입하고 독자적으로 알약형태의 한약을 만들어 냄으로써 13 억 인구의 의료비가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였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중국식 의료시스템이 더 욱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본다. 앞으로 중국식 의료도 국제적인 스탠다드로 채택 되어 미국식 의료와 경쟁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이미 중국의 중의대들은 싱가폴 등 해외의 유수대학과 합작해서 중의학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고 중국의 의대들은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과 함께 공동학위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중국에 서도 배울 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의 의료체계는 서로 다른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4. 교환학생의 꽃: 자금성-만리장성-천단공원-경산공원-이화원-박물관-칭화대/북경대-북경오리…
 북경에는 볼거리가 참 많아서 2-3주로는 부족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어디를 가든 중국 특유 의 거대한 스케일에 깜짝 놀랐다. 자금성은 상징적인 곳이니 꼭 한번 가봐야 할 것이고, 경산공원 에 올라가면 자금성과 북경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캠퍼스 투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북경대/칭화대는 필수코스로 캠퍼스내에 호수공원도 있고 유적지도 많아서 절로 공부할 의지가 불타오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북경에 왔으면 북경오리를 반드시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진 취덕이라는 곳이 좀 비싸지만 맛도 좋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사들도 많이 방문했던 곳 이니 강력 추천한다.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운동이 필요하다 싶으면 만리장성을 가야 할 시간. 중국의 거대한 스케일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박물관 투어도 정말 좋았는데 해부실습시간에도 볼 수 없었던 세쌍둥이를 비롯한 다양한 인체 전시를 볼 수 있다. 북 경을 여행하기에 2주는 너무 짧다.

 

어마어마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국을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가? 미국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여 균형 잡힌 세계관을 깨우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자,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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