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캠퍼스아시아를 통해 북경대, 천진중의대, 오사카대를 다녀왔고 올해 새로 컨소시엄에 합류하게 된 태국 마히돌 대학교까지 캠퍼스 아시아 협력 국가들을 모두 다녀왔다는 점에서 뜻 깊게 생각한다. 장학생으로 다녀온 만큼 태국여행, 태국유학, 태국의료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참고자료를 남기고자 본 후기를 작성한다. 

Universities in Bangkok

 태국 방콕에는 우리나라 SKY대학 처럼 유명한 대학이 3군데 있다. 노예제도를 폐지한 존경받는 왕의 이름을 딴 Chulalongkorn 대학, 왕권을 거역하고 혁명을 일으키고자 했던 국무총리가 설립한 Thammasat 대학 (정치 및 법학과가 유명하고,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학살당했던 역사와 저항정신을 가지고 있다), Chulalongkorn 왕의 아들로서 왕이 되지는 못했지만 하버드의대 출신 왕자의 이름을 딴 Mahidol 대학 (의학과가 유명하다)은 태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대학들이다. 태국의 대학생들은 교복을 입고다니는데, 태국은 빈부격차가 커서 모두에게 똑같은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한다. 병원을 비롯한 태국의 모든 공공기관에는 왕의 초상화가 큼직하게 걸려있었는데, 어르신들이 왕의 동상이나 초상화를 볼 때마다 절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의대 교육과정은 연세의대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는데, 매일 아침 7시에 병실 라운딩을 돌고, 8시 부터 9시까지 케이스 발표 등을 진행한 후 9시부터 수술이나 외래를 진행하여 오후 4-5시즈음에 모든 일정이 끝난다. 하지만 저녁 시간에 다수의 교수님들과 수련의들이 부수입을 얻기위해 사립병원으로 출근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일본과 비슷하다).

The Medical System and Hospitals of Thailand

 마히돌대학교는 두 개의 병원을 가지고 있는데 Mahidol 왕자가 근무했던 Siriraj hospital (teaching hospital ranking #1)과 태국의 강남지역에 위치한 Ramathibodi hospital (teaching hospital ranking #2) 은 Newsweek에서 선정한 세계 병원 랭킹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필자가 다녀온 Siriraj 병원 캠퍼스에는 의대와 간호대 뿐만 아니라 의학 및 생명과학 관련된 모든 전공 연구실과 강의실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 규모가 매우 컸고, 해부실습실에는 부속 박물관도 있었는데 의대생들이 학습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할 만큼 다양한 기증 장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태국의 대학병원은 의사를 양성하고 국민 모두에게 보험이 적용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며, 의사로서 이곳에서 일하는 것은 명예롭지만 급여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대학병원 퇴근 후에 파트타임으로 사립병원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태국의 대학병원 의사들의 급여가 한국보다 많이 낮은 편도 아니었다. 대학병원 의사(수련의 포함)들의 평균 월급은 약 900만원 수준, 간호사들의 평균 월급은 약 450만원 수준으로 국가 1인당 GDP $7,000 에 비하면 (한국의 1인당 GDP는 $35,000으로 약 5배 높다) 굉장히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료 수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는 작은 사립병원 (bangkok hospital, bumrungrad hospital, samitivej hospital 등) 은 의료수가가 매우 높은 만큼, 의료진들이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에서 수련받은 경우가 많고, 호텔급의 병실과 서비스 덕분에 외국인 환자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하며 많은 의사들이 꿈꾸는 직장으로 보였다. 가슴성형의 경우 태국 사립병원에서는 $6,500에 받아볼 수 있는데 미국이나 호주 등 선진국들의 반 값도 안된다고 홍보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의 비용과는 별반 다를게 없었다. 다른 특이한 점으로는 의사 양성이 대학교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Siriraj 병원은 Mahidol 대학교 부속병원으로 교육부의 관리를 받지만 경찰이나 군인도 각자 병원을 가지고 있고 국방부 산하로 의사를 따로 양성하고 있으며 의사가 아니더라도 자본금을 댈 수만 있으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인턴 레지던트 과정도 특이했는데 방콕에 거주하는 의사들은 6년 간의 의대생활을 마치고 3년 간의 인턴, 그 후 4년 간의 레지던트를 거쳐야 하며 3년간의 인턴 생활중에는 지방 산간지역에 있는 보건소로 파견근무를 나가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방 병원들은 인턴을 하지 않고 바로 레지던트로 진급할 수 있다고 하니 태국도 의료인들의 지방 기피 현상이 매우 심각해서 생긴 정책인 듯 보였다.

사립병원에서는 어떻게 수술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학병원에서는 contamination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보였다. 우선, 환자를 덮는 가운이나 수술복이 일회용이 아니었고 의료진들의 움직임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수술방의 구조가 전반적으로 복잡하여 시스템적으로 청결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병동과 외래 창구의 시설이 낙후되어있고 환자들이 병실이 아닌 복도에까지 방치되어 있다는 점 이었다. 한편 사립병원의 병실은 굉장히 넓고 깨끗했으며 (하지만 가격은 1박에 40만원) 유학파 출신 의료진들이 많다는 점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도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Thai Massage Course at the Watpo Thai Traditional Medical School

 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타이마사지가 아닐까 싶다.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학에서도 추나요법 이라고 하는 신체 술기를 가르치는 것 처럼 태국전통의학과에서는 타이마사지를 뼈와 근육에 대한 치료법으로 가르친다. 마히돌대학 같은 태국의 명문의대에도 전통의학과가 있었는데 현대의학 만큼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대체요법으로 마사지나 아로마테라피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통의학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한다. Mahidol의과대학에서도 short course로 타이마사지 과정을 가르치는데 필자는 타이마사지의 탄생지인 Watpo Thai Traiditional Medical School 에서 타이마사지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Watpo가 위치한 곳은 누워있는 황금 불상이 유명한 사원으로 17세기 아유타야 왕조의 유적이다 (Ayutthaya period, 1351-1767). 이곳은 타이마사지의 탄생지로 60가지 지압 포인트 (혈점)을 보여주는 벽화가 남아있으며,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태국 최초의 (전통)의과대학으로 질병의 진단, 산파, 약초 처방, 타이마사지를 가르친다.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학이 약초, 뜸, 침을 가르친다면, 태국 전통의학은 약초, 아로마테라피, 마사지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문화체험과 자기계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미래의 배우자에게도 더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 

Tourist Guide to Bangkok

 방콕 여행을 왔을 때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다면 불교 사원이지 않을까? 태국은 외세의 침략에도 식민지배를 겪지 않은 유일한 동남아 국가로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볼거리가 많다. 코끼리농장, 악어농장, 호랑이 사원에 방문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체험이 될 수 있겠다. 20여년 전에는 방콕 시내에도 코끼리가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지금은 특정 지역에 가야지만 울타리 밖에서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 배를 타고 유람하면서 수상가옥, 왕랑시장, ICONSIAM, ASIATIQUE 등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Lifestyle in the City of Bangkok

 태국은 1인당 GDP $7,000으로 대한민국 1980-1990년대 수준과 비슷하며 빈부격차가 심하다. 일명 하이쏘라고 불리우는 태국의 부유층 (주로 유학생, 사업가, 글로벌기업 근무자 등)은 한국의 강남 수준의 물가를 호가하는 특정 지역의 고급 콘도에 모여 살며 백화점 및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체감상 물가가 한국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고급스럽고 비싼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길거리 음식으로는 팟타이를 한끼에 2천원 수준으로 먹을 수도 있다. 한편, 도시 어디에서나 마약을 판매하는 까페나 길거리 마약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일반인으로 가장한(?) 몸을 파는 직업여성들이 말 거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Authentic Thai Food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태국음식은 팟타이, 똠양꿍, 푸팟퐁커리 정도일텐데 이런 음식들을 한국음식으로 빗대자면 비빔밥, 김치찌개, 불고기 정도가 아닐까? 태국에 오면 정말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데 필자는 랍스타 크기의 River Prawn, 참꼬막 보다 맛있는 태국의 꼬막, 토종닭 맛이 나는 닭과 계란이 특히 맛있었다. 특이한 음식으로 달콤한 닭고기 맛이 나는 악어고기, 새우깡 느낌의 밀웜과자도 한번 쯤은 경험해볼 만 했다.

Two days visit to Chiang Mai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문화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방콕으로 흐르는 차오프라야강 지류로 연결된 높은 산이 있으며, 방콕에서는 북쪽으로 700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약 12만명으로 방콕(약 829만명)과 비교했을 때 도시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평화롭다. 치앙마이대학교는 방콕 외 지역에 있는 대학 중 가장 명성이 높고 도시가 낭만적이고 안전하다는 점에서 방콕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Seize Your Opportunities Beyond the Campus Asia Program

 필자는 이 곳 치앙마이 의대에서 초청을 받아 비행기표와 숙식을 제공받고 미래기술 (메타버스/Web3.0/블록체인/NFT)에 대해 강의하고 및 치앙마이대 + 런던보건대 공동연구실 세팅 작업에 협조 할 것을 약속하는 MOU를 체결하고 돌아왔다. 그 외에도 MIT 박사과정 학생이 진행한 특별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마히돌 의대 부학장님과 교류할 기회가 생겨 연락처를 교환하고 학장실에서 교직원들에게 특별 강연을 하는 영광을 누렸다. 

Conclusion

 마지막으로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의 장점을 나열해 보겠다. (1) 넉넉한 장학금(왕복 비행기표, 숙박, 식비 등)을 제공한다, (2) 짧은 방학 기간 동안 1학기 교환학생을 속성으로 다녀온 것 만큼이나 풍성하게 타 대학 교육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다, (3) 관심 연구분야를 지정하면 지도교수님이 배정되기 때문에 깊이있는 학습이 가능하다, (4) 정규과정 외에도 캠퍼스 아시아 온/오프라인 세미나 등에 참석이 가능하다, (5)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어서 사업단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6) 필자가 참여한 CAMPH(연세대-오사카대-북경대/칭화대/상하이교통대/천진중의대-마히돌대)과정 뿐만 아니라 BEST(서울대-동경대-북경대-싱가폴국립대), TKT(카이스트-동경공대-칭화대) 등 다양한 Campus Asia Program Alumni network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험보느라 지친 내 자신에게 달콤한 여행을 선물할 수 있으니 꼭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