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동기 및 절차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 6주 정도의 특별 실습이 있는데, 가능하면 그 기간동안 해외에서 실습을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직접 겪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와 대학을 찾아보던 중 학교에서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중국과 일본 등의 선택지가 있고, 이미 몇 년간 진행되었던 프로그램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다가 올해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했던 내용을 보니 매우 알차게 다른 학생들과 문화 교류를 하며 다양한 문화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많은 기대를 하며 캠퍼스아시아를 어떻게 신청하는지 학교에 문의하였습니다.

자기소개서, 추천서, 영어 성적이 가장 중요한 서류였고, 특히 영어 성적이 가장 급했습니다. 22년 4월 말 정도에 캠퍼스아시아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 서류는 6월달에 모두 마무리 했어야 했기 때문에, 교수님 추천서를 받는 것과 토익 시험을 보는 것이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만약 이 후기를 보고 있는 분 중 캠퍼스 아시아를 조금이라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토익을 먼저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준이 아주 높지는 않기 때문에 일단 성적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습 내용

 지원 절차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작성하면 이에 맞는 과를 캠퍼스아시아 사업단 쪽에서 배정해주십니다. 저는 암 역학에 흥미가 많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Environmental medicine and Population science라는 과에 배정받았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주 동안 상당히 많은 공부와 참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크게 분류하면 배정받은 과에서 진행하는 labwork 시간이 있고, 같은 학교에서 캠퍼스아시아를 지원한 학생들이 같이 수업을 듣는 non-labwork 시간이 있습니다.

 labwork시간의 경우 주로 Environmental medicine and Population science에 소속된 연구원 분들의 저널 발표를 듣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들은 저널 발표는 대부분 역학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암 역학도 있었지만, 다른 주제도 많았습니다. JPHC Renal Cancer and Meat and Fish, JPHC Dairy and Death, Occupational Medicine in Japan, Cancer Control Program, Lung Cancer Comparison between countries, JPHC Gastric Cancer and Vitamins에 대한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발표도 흥미로운 것이 많았지만, 발표보다 더 재밌던 것은 발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이었습니다. 왜 그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는지, 그 통계분석이 목표를 가장 잘 드러내는 방법인지, 같은 데이터를 다른 방향으로 분석하는 것은 어떤지 등등으로 상당히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관심있는 분야에 여러 질문을 하고 다른 나라의 연구 방식을 공부하는 것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다른 labwork 활동으로는 Sobue 교수님의 강의와 DIJET 회사 견학 및 외래 참관이었습니다. DIJET은 금속 가공 회사이고, 이 회사 참관 전 일본의 노동법의 변화 과정과 노동과 의료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먼저 배웠습니다. 또, 회사에서도 공정을 굉장히 자세히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어떤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Non-labwork의 경우 대부분 여러 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기관 방문은 Nippon Life Insurance Company, Senri Tsugumodai Nursing Station Tour이었습니다. 두 기관 모두 일본의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일본생명보험이 보험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곧 환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일본생명보험이 상당히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건강관리를 위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Senri Tsugumodai Nursing Station의 경우 거동이 힘든 사람들, 특히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지자체에서 운영합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고령화사회를 오래 겪었기 때문에, 이처럼 노인들을 위한 시스템이 굉장히 체계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한국에도 많은 부분 적용되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거동이 힘든 환자를 위한 가호보험이 다른 보험과 분리되어 만들어져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또, 치매가 있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닌 환자들이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일을 하게 해 치매의 진행을 느리게 하고 그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주는 시스템 또한 인상깊었습니다.

후기

 캠퍼스아시아는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다른 나라의 의료 시스템을 겪을 일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에 3주 동안 있으면서 많은 저널 발표를 들으며 현재 역학 연구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 갔지만 중국인들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한중일의 모든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Senri Tsugumodai Nursing Station에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환자분들이 직접 본인의 삶을 얘기해주시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이 좋다고 느낀 것은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내용이 아주 알차다는 점입니다. 다른 교수님과 만약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려서 실습을 진행했다면, 절대 이렇게 다양한 기관 답사 등을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개인적으로 교수님께 연락드려 실습을 진행한 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그 랩실 내부의 프로그램만 참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캠퍼스아시아의 경우 오사카 대학이 많은 부분 도와주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과 센터들을 방문할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