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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ni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서웅
  • 방문대학 및 학과 Osaka University Faculty of Medicine
  • 방문기간 2024/01/22 ~ 2024/02/09

 두 번째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으로 일본의 국립 대학인 오사카대학 의과대학 및 오사카대학병원에서 실습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을 신청할 당시 태국과 일본에서의 실습을 모두 희망한 결과 3개국 간의 교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었는데, 연이은 해외 실습은 의도한 대로 식견을 넓히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준다고 느꼈다.

 적어도 두 나라(한국, 태국)의 대학병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실습을 통해 숙지한 상태에서 일본의 병원에서 실습을 진행하니, 자연스럽게 일본의 시스템은 내가 알고 있는 나라들의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장점과 개선할 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한 나라, 한 시스템 속에서만 계속 일할 때에는 떠올리기 어려운 발상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백문이 불여일견이며,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직접 해 보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문헌을 통해서만 다른 나라의 의료 체계 및 특징을 배운다면 이는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는 지식이 되고, 금방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것은 쉽사리 잊히지 않으며, 머리 속에 깊게 남아 오랫동안 사고 방식에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실습에서도 오사카 대학병원, 나아가 일본 대학병원과 의료 체계에 대해 최대한 많이 보고 배우며, 이의 장단점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이 되도록 실습을 진행하고자 마음먹었다.

 

   첫 번째 주에는 공통 일정들로 강의를 듣거나 견학을 하는 일이 많았던 반면, 두 번째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과별 실습에 들어가 각자 배정된 과에서 실습을 진행하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 두 개는 research talk와 treatment planning을 배운 시간이었다. Research talk에서는 평소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주제를 깊게 연구하고 계신 교수님에게 해당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X-ray, proton, 그리고 carbon ion을 암세포에 조사했을 때 향후 metastasis를 일으킬 위험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 내용이 있었는데, X-ray와 proton의 경우 낮은 선량에서는 metastasis 위험성이 조사하지 않았을 때보다도 증가하다가, 충분히 높은 선량을 조사했을 경우 그 위험성이 조사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낮아진다. 반면 carbon ion의 경우 선량에 비례하여 metastasis 위험성이 단조 감소를 보이는 양상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나, bragg peak를 보여 정상 조직의 피폭이 적으며 방사선 조사 이후 전이까지 막을 수 있는 carbon ion beam은 기존에 사용하던 X-ray에 비해 확실한 강점을 지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또한, treatment planning 프로그램을 직접 다루며 dose-volume histogram의 개념에 대해서 직관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으며, 3D-RT에서 IMRT로, IMRT에서 VMAT로의 개선이 이루어지게 된 과정에 대해 한 번에 배울 수 있었다. 세 가지 치료의 공통적인 목표는 원하는 구역(암 조직)에는 충분한 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함과 동시에, 그 외의 정상 조직들의 피폭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3D-RT에서는 wedge 납 판을 동원해 beam port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위치에 따른 세기를 조절하였으며, 이러한 wedge의 원리를 응용하여 보다 세밀한 조절을 하도록 한 것이 IMRT이다. 하지만 IMRT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만큼, IMRT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나 이와 동시에 beam port가 돌아가면서 방사선을 조사하도록 하여 치료 시간을 줄인 VMAT이 등장하였다. 그저 문헌만으로 배우는 것보다, 방사선치료의 modality들이 차레로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직접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며 배운 것은 매우 뜻깊은 실습이 되었다.

   이에 더해 Miyakojima IGRT clinic에 방문하여 배운 내용은 정말 인상 깊었다. 해당 병원은 대학병원에서 근치적 목적으로 시행한 모든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된 환자들을 주로 전원받아 치료한다. 즉, 대학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을 경우 향후 치료 계획이 ‘best supportive care’인 경우를 의미한다. 일본 대학병원의 한정된 인력으로는 이러한 환자들의 management까지 끝까지 진행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하며, 이는 우리나라의 대학병원과는 다른 점 중 하나였다. 대학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이러한 상황에 처한 환자들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과의 싸움을 더 이어가고 싶은 환자들은 Miyakojima clinic과 같은 곳으로 전원된다.

   Miyakojima clinic은 palliative aim의 방사선치료, reirradiation과 같은 치료에 특화되어 있다. 암의 정복을 위해 더 강력한 무기를 찾고 있는 현대 종양학의 주된 연구 방향성과는 다소 떨어져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이 시간에도 현대 의학의 최선으로도 암의 완치에 실패한 환자들이 있고, 이들 역시 생애 말기까지 최선의 치료 및 관리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절대적 금기로까지 여겨지던 reirradiation을 용기 있게 시행하고, 이를 통해 심각한 부작용을 피하며 재발 병변이 커지는 것을 막는 치료를 진행 중인 이 병원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해당 병원의 병원장을 맡고 있는 의사 선생님께서는 palliative therapy와 definitive therapy 사이의 경계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연속선 상에 있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는 한편, 하나의 치료가 동시에 palliative aim과 definitive aim을 가질 수도 있다. 예컨대, 근치적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대해 palliative aim의 치료를 진행하여, 이를 통해 신체의 전반적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하면 다시금 화학항암치료를 비롯한 definitive aim의 치료를 시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환자들의 치료받고 싶다는 소망을 지지하고 최선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 역시 방사선종양학과 의사가 반드시 가져야 할 소양임을 느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병원에서 근치적 치료부터 생애 말기 관리까지 모든 것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식견을 가질 수 있도록 견학과 강의를 진행해 주신 병원장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느꼈다.

   이와 같이 일본의 의료는 탄소 이온 치료 등을 통한 선진화와 첨단화를 꾀하는 동시에,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한 암 환자들을 위한 관리로서의 치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배울 점이 많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습 외의 영역에서 곤혹을 치르기도 하였다. 

   실습 기간 동안 기숙사로 Dormy Esaka Toyotsu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배정은 불과 출국 5일 전에 이루어졌다. 오사카 대학 측이 1월 초에는 방학에 들어갔기 때문에 소통이 지연되었다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작년 12월까지는 무엇을 했던 것인지 의문스럽다. 12월, 혹은 그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숙소를 예약해야 할지, 숙소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수 차례 문의하였으나 애매한 답변만 돌아왔던 것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렇게 배정받은 기숙사가 쾌적했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해외에서 겪은 모든 일 중  단연컨대 최악의 경험을 하였다. 해당 기숙사에는 공용 대욕탕이 있었는데, 휴대폰 및 전자기기 사용 금지라는 규칙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생들이 버젓이 휴대폰을 사용하며 노래를 틀고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소음도 문제이지만 카메라가 달린 전자기기 특성 상 도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숙사 관리인에게 이러한 부분에 대한 단속을 부탁하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자신은 수 차례 경고했으나 사생들이 듣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뻔뻔하게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선언을 하는가 하면, 자신이 하루 종일 욕탕을 지키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냐고 도리어 나에게 따지고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것이 관리인의 할 일 아니냐’고 반문했더니 역정을 내며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성을 내던 관리인의 말 중에는 바카야로(馬鹿野郎)와 같이 일본인 입에서 쉽게 듣기 어려운 진귀한 욕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이에 대해 곧바로 현지 및 한국 측 캠퍼스아시아 측에 보고하였으며, 기숙사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겠다고 의사 표시를 하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내가 일본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실제로 기숙사 관리인이 그러한 욕을 했는지 먼저 조사해야 한다’는 둥, 원칙적으로 파견 학생은 기숙사에서 지내야 되기 때문에 별도의 숙소를 잡는 것을 허용해줄 수 없다는 등 상식 밖의 답변만을 늘어놓았다. 이것이 교류 협정을 맺고 방문한 학생에게 취할 수 있는 태도인지 믿을 수 없었다.

   며칠에 걸친 소요 끝에 다른 기숙사로 이주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으나, 그곳에서의 생활도 썩 쾌적하지는 않았다. 내가 학생이라고는 하나 졸업을 목전에 앞두고 사회로 막 진출하려고 하는 단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측은 밑도 끝도 없이 어린아이 취급을 하며 자유 없는 책임만을 강요하는 한편, 정작 본인들은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며 파견 학생에게 깊은 모욕감으로 점철된 불쾌한 3주를 선사하는 데에 일조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캠퍼스아시아 사무실에 아주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한다.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함을 통해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고 편안한 상태로 있으려는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알려준 반면 교사로 생각하겠다. 매일 자리를 뭉개고 앉아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대신, 자아를 실현하고 세상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책임 하에 주도적으로 일을 이끌어 나가야 함을 알게 되었다. 자유를 위해서는 책임이 필요하고, 책임지는 자만이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