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원 동기

 지난 1월 1일부터 19일까지 태국의 마히돌 대학교 시리랏 병원에서 3주간 재활의학과 실습을 진행하였다. 마히돌 대학교 시리랏 병원에서 3주간의 재활의학과 실습을 진행하게 된 동기는 작년에 겪은 여러가지 의료 환경의 차이에 비롯되었다. 

 작년에 저는 2주간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실습을 진행하였다. 서울의 큰 병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브란스 병원과의 차이를 느끼면서, 다른 병원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유익하고 폭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비슷한 규모의 병원이며 지역 또한 같았지만 환경과 시스템이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환자의 경험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강남 세브란스 병원과 용인 세브란스에서의 실습 경험을 통해, 지역에 따라 의료 환경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얻었다. 용인 세브란스병원은 신생 병원이었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진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강남 세브란스병원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과 비슷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환자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젊고, 다양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 같았다. 지역에 따라 찾아오는 환자의 차이가 있었고 이에 따라 병원이 특화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같은 나라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의료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의료 환경이 어떤지 궁금해졌고, 이에 따라 태국의 병원에 지원하게 되었다.

 세브란스와 마히돌 대학교 시리랏 병원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동시에 비슷한 문화가 존재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다른 나라의 의료체계가 어떻게 운영되며, 어떤 도전과 기회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특히 태국의 마히돌 대학교 시리랏 병원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병원 중 하나로, 다양한 분야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재활의학 분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준이다. 이번 실습을 통해서 태국의 의료 환경을 경험하고, 재활의학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싶었다.

2. 실습 프로그램

 3주간 시리랏 병원의 재활의학과에서 실습하면서 회진, 외래, 컨퍼런스, 협진, 클리닉, 등을 참관할 수 있었다.

 회진은 매주 3번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8시부터 9시에 진행하였다. 대부분 뇌졸중 환자들이었고 교수 1명 당 3명 정도의 환자가 배정되었다. 레지던트들이 아침에 출근하여 보통 1명 정도의 환자를 맡고 다양한 신경학적 검사와 운동 능력 검사들을 직접 진행하였고 이 후에 교수님에게 보고하며 토의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외래는 3번 정도 참관하였다. 환자 1명 당 15분 정도 진행하였다. 교수님을 뵙기 전에 레지던트와 오랜 기간 면담하였고 레지던트가 외래에 직접 들어와서 교수님과 같이 토의하였다. 직접 신체 진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컨퍼런스는 매주 2번 화요일 목요일 8시부터 9시까지 진행하였다. 다양한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하였으며 레지던트들이 직접 진행하였으며 교수님들이 평가하는 형태였다.

 협진을 1회 참관할 수 있었다. 레지던트들이 환자에 대해서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교수님에게 설명을 하였고 스스로가 판단한 진단명과 진단 방법, 이에 따라 치료 계획을 발표하였고 이에 대해 토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클리닉은 매우 다양하였고 Foot clinic, EMG clinic, Cardiac clinic, Geriatric clinic, Spastic clinic, Pediatric rehabilitation, MSK clinic, DM foot, PO clinic을 참관하였다. Foot clinic은 발에 관련된 다양한 질환 및 장애를 다루며 보행 문제와 관련된 치료를 중점으로 진행한다. 특히, DM Foot이나 선천적 평발 환자가 많았고 이에 따라 신발 깔창의 형태를 바꿔서 증상을 완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EMG clinic은 근전도 검사를 통해 근육 및 신경 기능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경-근육 계통 질환을 다루었다. EMG 분석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Cardiac clinic은 심장 관련 질환에 중점을 두며, 심폐 재활 및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환자의 심혈관 기능을 개선한다. 레지던트와의 면담 이후 5분간 걷는 것을 통해 기능을 평가하고 교수님을 만났다. Geriatric clinic은 노인 환자들을 위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를 제공하여 노화로 인한 기능 저하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치매 환자나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 관리를 다루었다. Spastic clinic은 강직과 관련된 장애를 다루며, 물리 치료와 강직 관리에 중점을 두어 환자의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키는데 주력한다. Needling을 통한 근육 강직도 개선과 Botox injection을 주로 진행하였다. Pediatric rehabilitation은 소아 환자들을 위한 특화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여 발달 지연, 소아 마비, 그 밖의 소아 장애를 치료하고 지원하였다. 시각장애 환자나 삼킴 장애 개선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고 기어가는 것이 어려운 환아가 마사지를 통해서 개선되고 운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MSK clinic은 근골격계의 문제를 다루며, 관절, 근육, 힘 및 기능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화된 물리 치료 및 재활을 제공하였다. DM foot clinic은 당뇨 환자들의 발 관련 합병증을 다루는데 중점을 두며, 발의 특별한 관리와 치료를 제공한다. PO clinic은 교정 보조기에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자의 체형 및 기능에 맞춘 맞춤형 보조기를 제작 및 조정하여 환자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Scoliosis 환자를 많이 볼 수 있었고 Amputation 환자를 보았다. 

3. 태국의 의료

 태국 병원에서의 3주간 실습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느낀 주요한 점들이 크게 4가지 있었다.

 먼저, 태국과 한국의 경제 수준 차이가 환자의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태국 병원에서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환자들이 많이 오셨고, 이에 따라 중증도가 높은 케이스가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의 환자들이 찾아오는 경우를 볼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의료진에서 해줄 수 없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의료진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도전과 기회를 제시했다. 의료 환경의 접근성의 중요성을 다시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재활 의학과에서 주로 보는 뇌졸중 환자의 경우에 한국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치료 후 기능 저하가 적었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의료 접근성의 부족으로 인해, 뇌졸중 발생 후 치료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재활을 통해 회복될 수 없는 환자들의 경우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또한, 태국 병원에서는 전자 의무 기록(EMR)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아 모든 환자 차트가 종이에 기록되어 있었다. 이는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차트 작성이 물리적인 종이에 이루어져 있어서 검색과 업데이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의료체계와는 차이가 있었고, 정보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얻었다.

 태국 병원의 부지 크기와 건물 구조도 눈에 띄게 다르게 느껴졌다. 경제 개발 전에 지어진 태국의 시리랏 병원은 경제적인 이유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어서 부지가 상당히 넓었고, 이로 인해 이동량이 증가했다. 이는 환자 및 의료진의 이동이 더 많아져 효율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병원 내의 이동량을 줄이는 병원의 설계가 환자 경험에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알 수 있었다.

 끝으로,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태국 병원에서는 교수님들과 더 친밀하게 소통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교수님들은 레지던트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따뜻한 태도로 가르쳐주셨고, 이는 학습 환경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학습 경험에 새로운 측면을 더해주었고, 서로 간의 이해와 소통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4. 태국의 재활의학교실

 한국과 태국의 재활의학과의 차이를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한국과 태국의 재활 시설의 발전 수준에 대한 차이가 눈에 띄었다. 한국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더욱 발전되어 있어서 의료기기나 전자 의무 기록 시스템 등에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반면에 태국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부족이 느껴져 차트 작성 및 정보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둘째로, 노인과 아동의 비율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태국은 노인 인구보다 아동 인구가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아동 재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삼킴 훈련과 같은 아동 재활 프로그램이 많이 시행되어 눈에 띄게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는 각 나라의 인구 구성과 의료 수요에 따라 재활의학의 중점이 다르게 두어지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었다.

 세번째로, 태국에서는 전통 기술을 재활의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침술과 마사지 등의 전통적인 치료 방법이 재활 프로그램에 통합되어 사용되고 있었다. 이는 한국에서는 덜 주목받는 영역이었으며, 태국의 문화적인 특성을 재활에 접목시키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재활의학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중요성을 깨달았다. 다양한 문화와 의료 환경 속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나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미래에는 국제적인 의료 현장에서 봉사하는 의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