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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ni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서웅
  • 방문대학 및 학과 Mahidol University Faculty of Medicine
  • 방문기간 2024/01/01 ~ 2024/01/19

 Siriraj Hospital의 radiation oncology 부서에서 진료와 시술 과정에 참여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시리랏 병원에서는 세브란스병원과 달리 방사선종양학과 의사들이 환자의 입원 관리까지 담당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즉 방사선종양학과 병동이 따로 존재하며 의사들이 당직을 서며 내과적인 관리를 겸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한 명의 교수가 4~5종류 이상의 다양한 장기에 생기는 암종을 전공하고 진료한다는 점 역시 본원과 달랐다. 이러한 시스템은 방사선종양학과 의사가 암이라는 질병을 전신 질환으로서 바라보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 병원에서는 어느 과를 전공하든 시니어 교수가 될수록 전문 분야는 좁고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 지식의 깊이와 넓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의 문제는 쉽게 답할 수 없으며, 전공 분야의 특성과도 큰 관련이 있다. 하지만 oncologist라면 자신의 전공 분야를 가지면서도, 암은 전신 질환이며 분열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세포의 근본적 특성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암이라는 질병에 대해 systematic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도 있어야 하며, 동시에 cell level 혹은 molecular level까지도 파고들어 자유자재로 탐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시리랏 병원의 시스템은 oncologist에게 필요한 넓은 시야를 유지하는 데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느꼈다. 이 병원에서의 실습 경험을 살려, 향후 oncologist가 되었을 때 때로는 깊게, 때로는 넓게 지식을 넓히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레지던트들 및 교수님들과 대화하며 태국의 의료 시스템과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특성화 실습을 진행하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의 의료 제도가 매우 특수하며, 의사들 및 환자들의 사고 방식 및 행동 양식에 독특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태국의 의료보험 제도 및 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대중이 저렴한 비용으로 고품질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려는 욕구는 만국 공통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한 예로 태국의 전 정권에서 ‘cancer for everyone’ 정책을 폈는데, 이는 암 환자에 한해서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의 폭을 대폭 확대해주는 정책이었다. 그 결과 시리랏 병원과 같이 큰 대학 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어 의료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태국의 의사들 역시 우리나라의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메이저 과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역시 들었다. 즉 우리나라의 의료계가 겪고 있는 문제는 우리나라의 의사 및 환자들이 이기적이어서 일어났다고 치부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의사가 높은 직업 윤리를 필요로 하는 특수한 직업이지만, 의사들 역시 효율과 행복을 추구하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지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환자 역시 자신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의료 정책을 입안할 때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즉 개인이 특정한 방향으로 행동하면 이득이 있도록 만들고, 여러 개인들의 행동이 시스템 상의 이득과 일치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물을 움직이는 것에 비유하자면, 억지로 물길을 막고 틀어버리는 것이 아닌, 도랑을 파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방향으로 물이 흘러가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3주에 걸쳐 진료와 시술에 반복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이 과정에서 깊은 지식을 쌓음은 물론이고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다.

  이러한 3주간의 실습을 통해 방사선종양학과의 전공 지식을 깊게 쌓을 뿐만 아니라, 과 전체, 혹은 의료 시스템 전체에 대해 넓은 시선을 가지고 생각해 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그리고 타국의 실습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준 시리랏 병원의 의료진들에게 정말 큰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 병원과 시리랏 병원 사이에는 이미 MOU가 체결되어 있는데, 시리랏 병원의 의료진들이 우리 병원에 연수를 오기를 고대하게 되었다. 비단 시리랏 병원만이 아니더라도 국제적인 차원에서 병원 간의 교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식을 배우고 베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